통영에서 가장 많이 보는 단어는 무엇일까? 간판마다 걸려있는 ‘원조’가 아닐까. 그만큼 통영에는 이곳에서만 본토 맛을 내는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달달함이 일품인 꿀빵부터 배를 타고 먹어야 제맛인 충무김밥, 새벽 노동의 시름을 덜어주는 시락국 한 그릇은 속을 그득하게 채운다.
#충무김밥
1930년대 부산과 여수 사이 여객선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 중간 지점이 통영이었다. 통영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팔았던 김밥. 소를 넣으면 상하기 쉽기 때문에 김밥과 반찬을 따로 만들어 팔게 되었다고. 감칠맛나는 젓갈에 무친 무와 쫄깃한 오징어무침은 바다의 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꿀빵
주먹보다 약간 작은 꿀빵은 팥소에 밀가루를 입혀 튀긴 후 물엿을 묻힌 것. 강구안 근처 20여 개의 꿀빵집이 늘어서 있는데 꿀빵 역시 진화되어 팥 대신 완두, 복분자, 녹차 등의 소가 들어있기도 하다. 골라 먹는 재미가 더해졌다.
#우짜
우동과 짜장의 줄임말. 한마디로 우동에 짜장 소스를 올린 음식이다. 1960년대 손님들이 우동도 먹고 싶다고, 짜장도 먹고 싶다고 해서 우동 위에 짜장 한 국자를 올려 탄생한 메뉴. 고춧가루와 잘게 썬 단무지들이 들어가 새콤하면서도 매콤하다.
#멍게비빔밥
비빔밥이지만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가진 않는다. 잘게 자른 싱싱한 멍게나 숙성시킨 멍게를 김가루와 통깨를 넣고 참기름으로 마무리. 바다 냄새 솔솔 풍기는 비빔밥에 새싹 채소를 넣으면 향긋함이 더해진다.
#졸복국
복어 중에서도 작다고 붙여진 졸복은 보통은 손가락 길이로 살이 통통하다. 한 입에 씹으면 야들야들해 입에서 살살 녹는다. 미나리와 콩나물이 어우러진 졸복국은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 서호시장에서는 호동식당과 분소식당이 유명하다.
#시락국
통영식 시래기국. 된장을 기본양념으로 다양한 국물이 그 재료가 된다. 디포리나 장어 머리 부분을 푹 고은 국물에 시래기를 듬뿍 넣어 끓인다. 시락국 맛집은 주로 서호시장에 자리하는데 좁은 식당에 낯선 이와 어깨를 마주하고 먹어야 제맛이다.